1. 첫 한 주는 정말 느릿느릿 갔는데, (별로 한 일도 없이-_-;) 4주가 금새 지나버렸다. (돌아온지도 벌써 2주가 넘었다. 젠장.)
2. 나는 늘, 어디에서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포스닥도, 어디든 받아주는 곳이라면 상관없을 것이라고. 그런데, 상파울로에서 평생, 아니 일 년만 살 생각을 해도 너무 우울한 거다. (내가 가 본 도시들 중 단연 최고였던) 맛있는 음식이며, (윽 쓰고보니 트리에스테와 레스보스가 떠오른다. 최고는 아닐지도--;) 충분한 (그리고 예상과는 달리 지나치지는 않았던) 햇빛, 오리지널 버전의 영화에 큰 서점- 이 정도면 충분히 좋아할 수 있었는데. 선택의 여지 없이-그러니까, 고에너지 물리학자로서- 상파울로에서 살 수 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밥을 강요당하거나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는 경우가 아닌 한, 유일하게 '정당한' 자살은 굶어죽는 것이라는 생각-아마도 내 편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을-이 있어서, 그리고 그러기에는 상파울로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ㅡㅡ 어떻게든 살아내겠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최선일 것 같은.
3. 공교롭게도 필라(밑에 글에 여러 번 등장한, 나랑 같이 일한 친구)는 나와 공유하는 점이 매우매우 많았다. 고에너지 이론(나는 입자 물리 현상론, 필라는 우주론)을 하는 유학생이라는 것부터, 파트너(필라에겐 남편, 나에겐 남자친구)가 끈이론을 하는 사람이고, 취미로 바이올린을 하고(필라는 오케스트라, 나는 개인레슨), 클래식을 즐겨듣고, 책읽는 것을 좋아하고(내가 좋아하는 르 귄에 대해, 필라는 '어렸을 때 좋아했었지'라고 했고, 필라가 좋아하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사라마구에 나는 실망했었다), 세미베지테리언에(나는 생선까지만, 필라는 닭고기까지), 아침을 많이 먹는 대신 저녁은 보통 대충 때우고(내가 좀 더 많이 먹는다:$), 과일과 단 것을 좋아하고, 쇼핑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걷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다, 심지어, 소심한 것까지. 뚜렷한 차이라면, 내가 사람을 많이 가리고 모난 성격인데 비해, 필라는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친구라는 것? -_-; 그래서였을까 (설마. 아니겠지.), 필라를 좋아하게 되었고, 잘 어울려 다녔는데도, 끝내 요셉의 일족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